2000번의 실패가 이들에겐 보약이었다

2000번의 실패가 이들에겐 보약이었다

이영완 기자

입력 : 2014.07.07 03:04

[한알에 30만원 新藥 ‘시벡스트로’ 개발… 천국과 지옥 오간 동아ST 사람들의 15년]

“화이자보다 약효 16배” 환호성 질렀지만… 또다른 고민이

新물질 2000종 합성, 딱 하나 성공… 화이자보다 약효 좋고 가격은 2배
14년간 기술료 수입 4000억대 예상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하죠. 우리는 15년간 2000번이나 찍은 끝에 신약 개발이라는 거대한 나무를 넘어뜨렸습니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新藥) 승인을 받은 항생제 ‘시벡스트로’ 개발 주역인 동아ST(옛 동아제약 전문의약품 부문) 박찬일(朴贊一·59) 사장은 “2000종의 새로운 물질을 일일이 만든 뒤 시험해서 실패하고, 또 시험해서 실패하고, 딱 하나가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후보물질 하나를 만드는 데 3개월이 걸리니 2000종을 실험하는 데 들어간 시간은 총 6000개월, 무려 500년에 달한다. 실제로는 여러 후보물질을 동시에 만들어 시험했기 때문에 기간이 단축됐다.

우리나라 제약사가 미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 시벡스트로와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 단 두 개뿐이다. 그나마 팩티브는 미국 시장 출시가 늦어지는 바람에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했고, 시장성 있는 제품으로는 이번이 처음으로 평가된다. 박 사장은 “신약은 제약사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고 말했다.

미 FDA 신약 승인을 받은 수퍼 박테리아 항생제‘시벡스트로’개발 주역들.
 미 FDA 신약 승인을 받은 수퍼 박테리아 항생제‘시벡스트로’개발 주역들. 왼쪽부터 동아ST 개발지원팀 김인겸 과장, 해외개발팀장 장은주 부장, 박찬일 사장, 신약연구1팀장 임원빈 이사, 해외개발팀 조소라 과장. 박 사장이 들고 있는 것이 미국에서 한 알에 약 3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된‘시벡스트로’다. 일반 항생제는 비싸야 몇 천원대다. /주완중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년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만 성공만 하면 연간 수조~수십조원의 매출을 독점적으로 올릴 수 있다. 미국 화이자는 시벡스트로의 경쟁 제품인 ‘자이복스’ 하나로 연간 1조3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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