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경영] 창의적 스토리가 꽃처럼 피어나는 인재

[인재 경영] 창의적 스토리가 꽃처럼 피어나는 인재

호경업 기자

입력 : 2014.08.29 03:06

스펙→스토리… 기업은 이런 사람을 간절히 원합니다

대기업, 사활 건 인재유치 경쟁

세계적인 비즈니스 사상가인 대니얼 핑크(Pink)는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 등 6가지를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능에 디자인을 더할 수 있는 능력, 단순히 주장하기보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초점에만 집중하기보다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능력, 논리를 앞세우기보다 타인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능력, 진지함에 놀이를 더할 수 있는 능력, 가치와 함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인재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6가지 능력은 전문 분야 지식과는 별개의 문제다. 정치·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 전문 분야를 넘어설 수 있는 돌파력,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이고 협업(協業)을 할 수 있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이 통섭, 상상력, 스토리, 모험심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기업들은 요즘 글로벌 어학 능력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기준에 따른 인재가 아니라 융합적인 사고에 능한 창의력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채용시험에서 영어시험 같은 스펙의 중요성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래픽=김성규 기자
 /그래픽=김성규 기자

◇스펙보다 ‘스토리’를 가진 창의인재 선호

현대차는 작년부터 역사 에세이를 보고 있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이들에게 에세이를 쓰게 하는 것은 그들의 가치관, 인생관, 소통방식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 세대’라 부르는 요즘 젊은층은 자신의 가치관을 기술하는 것에 서툴다”며 “에세이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지원자들이 워낙 적기 때문에 최종 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수년 전부터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적인 인재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수도권대 출신을 30% 이상 뽑고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 도전 정신만으로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를 시행하고 있다. 바이킹 챌린지는 입사 지원서에 학력·학점, 어학 점수 기입란이 아예 없으며 개인 오디션 형태의 예선을 통과한 지원자들의 별도 합숙에서의 과제 수행 능력만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파격적인 채용 방식이다.

LG그룹은 다음 달 1일부터 진행되는 하반기 대졸 신입 사원 공채에서 공인 어학성적 및 자격증, 수상 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등의 스펙을 받지 않는다. 스펙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력 있는 인재를 뽑겠다는 것이다.

1995년 7월부터 도입한 삼성의 ‘열린채용’은 ‘삼성식 인재 경영’의 핵심으로 꼽힌다. 신입 사원 채용의 핵심 요지는 학벌·성별·출신지 등을 보지 않고 서류전형 없이 기본 자격을 갖춘 사람은 누구나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하는 것이다.

◇탁월한 이공계 인재 확보도 관건

상상력·융통성을 가진 인재뿐 아니라 이공계 중심의 인재 확보전도 치열하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기술인재 중시 경영’은 유명하다. 이건희 회장은 입버릇처럼 “기업의 경쟁력은 사람과 기술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룹의 5대 핵심 가치 중 제1 가치도 ‘인재 제일’이다.

현대차가 2011년부터 시작한 글로벌톱탤런트포럼은 해외 이공계 석·박사 출신과 글로벌 경쟁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경력직들까지 겨냥한 행사다. 선발된 박사급 우수 인력에게는 학위 취득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한다. 인재를 직접 키우기 위해 UC버클리, UC데이비스와 손잡고 ‘현대 공동연구센터’도 세웠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연구개발(R&D) 인력을 구하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도 마다하지 않는다. 구 회장은 우수한 R&D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석·박사급 인재 채용의 장인 ‘LG 테크노 콘퍼런스’에도 3년째 직접 참석하고 있다. 구 회장은 해외에서 공부하는 이공계 유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개최되는 인재 채용 행사도 계열사 CEO들과 함께 직접 찾고 있다. 지난해 미국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같은 테이블에서 만찬을 했던 7명의 대학원생들에게 “다음에 다시 한 번 자리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들을 5월에 다시 초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불황일수록 이를 극복할 자원이 기계 설비나 시장의 힘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라고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제프리 페퍼(Pfeffer) 교수는 ‘사람이 경쟁력이다'(Competitive Advantage through People)란 책에서 “기업이 진정으로 중시해야 할 것은 다름아닌 조직 내의 사람이며 사람을 통한 경쟁 우위만이 존속 가능한 경쟁 우위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기술이나 전략 등의 경쟁 우위는 경영 여건이 바뀔 경우 중요성이 감소하지만, 사람을 통한 경쟁 우위는 환경·변화에 관계없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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