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씨 말려라

말라리아, 씨 말려라

입력 : 2016.04.30 03:00

매년 60만명 희생되자… 유전자 조작으로 말라리아 모기 ‘인도적 멸종’ 추진 논란
지카 비상 브라실선 ‘자살 모기’ 실험… 美, 인도적 멸종 가이드라인 추진

얼룩날개모기(Anopheles gambiae)가 옮기는 말라리아는 한 해 60여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대부분 아프리카 저개발국가의 어린이들이 희생된다. 지난 15년간 전 세계가 말라리아 퇴치에 쏟아부은 돈만 1000억달러(약 114조원)가 넘는다. 살충제와 항말라리아제를 융단 폭격하듯 썼지만 말라리아는 요지부동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세계 최대의 민간 구호단체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재단’도 두 손을 들었다. 아무리 좋은 약이 있어도 아프리카 국가들의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이들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내전에 시달리는 국가에서 외국 의료진도 손을 쓸 수 없었다.

게이츠재단은 특단의 조치를 선언했다. 말라리아 모기에 대한 ‘인도적 멸종(humanitarian extinction)’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단시간에 정치·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없다면 말라리아 매개체인 얼룩날개모기를 없애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에 대해서도 같은 일이 추진되고 있다. 과연 인도주의를 내건 멸종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미지 크게보기최근 말라리아나 뎅기열, 소두증 같은 질병을 퍼뜨리는 모기 집단에 불임(不妊)이나 성 전환 유전자를 전파해 개체 수를 1% 이내로 줄이는 이른바 ‘인도적 멸종’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의료진의 사진과 말라리아를 퍼뜨리는 얼룩날개모기 사진을 합성한 그래픽. / Getty Images 멀티비츠·위키미디어

2년 안에 모기수 1%로 급감 목표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의 오스틴 버트 교수는 게이츠재단의 지원을 받아 ‘타깃 말라리아(Target malaria)’라는 모기 박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 영국, 이탈리아와 아프리카 3개국의 16개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목표는 유전자변형 얼룩날개모기를 아프리카에 풀어 11세대 만에 모두 후손을 낳지 못하는 모기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불임(不妊) 모기만 남으면 얼룩날개모기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 모기가 태어나서 자손을 낳을 수 있을 때까지 26일이 걸리니 산술적으로 300일이 안 돼서 멸종이 가능한 셈이다.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29/20160429016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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