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헬스 산업, 뭉치면 더 큰 수익 창출

[기고] 바이오 헬스 산업, 뭉치면 더 큰 수익 창출

  • 송시영 연세의료원 의과학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

  • 송시영 연세의료원 의과학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
     송시영 연세의료원 의과학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

    이제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나라 자동차, TV, 휴대폰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 최근 세계에서 수만명의 의료인이 참가하는 미국암학회와 미국소화기학회를 다녀왔다. 그러나 신약, 의료기기, 서비스 산업체 전시장에서 앞의 산업에서 느낄 수 있었던 대한민국의 자긍심은 없었다. 10여년 전 세계무대로 진출하여 작은 불꽃을 태우고 있는 연 매출액 100억~300억원에 불과한 3개의 국내 의료기기 벤처기업들의 전시가 자그마한 감동과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었다.

    우리의 미래가 바이오헬스 산업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바이오헬스 산업과 일반 산업의 분명한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성공이 어렵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생산자, 수요자(환자), 평가자(의료인)가 각기 다르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만 한다. 소비자가 자유로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 제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국가별 보험 정책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으며,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

    또, 다른 산업과 달리 작은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과 인도와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모델과 경쟁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바이오헬스 산업에 정부 지원금의 30%를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 201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총 연구개발비 비중은 세계 3위, 규모는 세계 7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전기전자, 정보통신, 기계 분야는 각각 10조, 8조, 6조원 이상의 투자와 기업 투자 비율이 80%를 상회하는 데 반해, 보건의료 분야는 1조6000억원에 불과하며 기업 투자 비율도 38%에 그친다.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투자의 양적 확대는 최우선 과제이다. 그러나 주어진 현실 속에서도 강한 바이오헬스 산업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 효율성 증진과 질적 향상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산업화 성공률이 5% 미만인 국가 연구 개발 과제의 효율성도 개선해야 한다.

    먼저 바이오헬스 산업화 성공 가능성을 연구자의 기술적 판단에만 맡기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구개발 성공과 산업화 성공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다. 이스라엘도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경제성과 수출 가능성을 따져 지원하고 있다. 개발 완성 시점인 5~10년 후 미래 예측과 세계 개발 동향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경험 있는 산업체, 의료계, 연구자, 투자가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융합이 특징이다. 대학, 병원, 부처 간의 연구비 확보 경쟁에서 벗어나 뭉치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이 속에서 공평하게 결과를 나누는 성공 모델의 가시화가 필요하다.

    이미 다국적 제약사들은 내적으로는 마케팅, 임상연구, 연구개발 부서의 융합을, 외적으로는 세계 전문가 그룹과의 융합 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2008~2010년 세계적으로 55개 신약이 임상 3상 시험 단계까지 가서도 실패를 했다. 이전 3년에 비해 2배 이상의 실패율이다. 이 같은 위기감이 세계적인 제약사들을 바꾼 것이다. 우리도 질로 승부하는 세계 최고의 제품,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세계 최초의 제품과 cure(치료) 및 care(관리) 의료 현장의 틈새 공략 제품을 개발하고,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기업들의 역할 분담을 통한 공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민주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연구와 산업화 개념을 분리하여 차별화된 지원책을 설정해야 한다. 즉 연구자 중심 개발 기획과는 별도로 산업 친화적 개발 기획의 추진이 필요하다. 연구개발 단계를 부처별로 역할을 분리하여 전주기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글로벌 산업화 관점에서 성공 유도를 위한 전주기적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정부에서는 연구 중심 병원을 지정하였다. 헬스케어 산업화를 위한 의료 현장의 플랫폼 구축사업이다. 진료 현장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임상 자료를 통한 실용화 틈새 전략을 생산, 검증하며, 신기술의 산업화 현장으로서 국내 산업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병원 운영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진입 시기에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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