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생긴 ‘폐암 돌연변이 유전자’ 금연해도 정상 복구 안돼

흡연으로 생긴 ‘폐암 돌연변이 유전자’ 금연해도 정상 복구 안돼 – 

입력 : 2014.01.13 13:09

흡연을 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려져있다. 그런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유전자의 변형 때문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또 비흡연자에게서 흔한 폐암과 달리 흡연자가 대부분인 편평상피폐암의 경우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의 인종적 차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는 삼성서울병원 박근칠 교수 연구팀이 국내 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 104명의 유전체 전부를 미국 브로드 연구소와 공동으로 분석해 얻은 연구 결과다. 이 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 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임상종양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 18점)에 게재됐다.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중 선암에 이어 2번째로 흔하며 흡연자에게서 흔히 발병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도 104명 중 99명이 20년 안팎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피웠던 경험이 있었다. 담배를 피운 적이 아예 없다고 답한 사람은 5명으로 4.8%에 불과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 중 96%인 100명에게서 주요 유전자 변형이 발견됐다. 2만여 개에 달하는 인간의 유전자 중에서 평균 400여 개가 손상을 입거나 변형으로 제 모습을 잃었다. 이 가운데 우리 몸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종양 억제 유전자인 TP53의 경우 전체 환자의 80%(84명)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에 세계 최초로 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에게서 FGFR3과 TACC3 유전자가 서로 융합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두 유전자의 경우 평소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흡연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유전자 재배열 및 융합을 일으켜 폐에서 세포증식과 분열을 반복하도록 작용한다. 연구팀은 “흡연에 따라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또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반복되면서 변형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유전자 변형과 결합 등을 통해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이를 되돌릴 방법이 현재까지 없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5년 상대 생존율이 15% 안팎으로 낮은 폐암에서 이러한 유전자 변형이 온 경우 꼭 맞는 표적치료제가 아직까지 없다.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는 것이 유전자 변형을 막고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 의미다. 다만 FGFR3 유전자 이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진척을 보인 상태여서 이번에 박근칠 교수팀에 의해 밝혀진 FGFR3-TACC3 결합에 따른 폐암은 조만간 표적 항암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칠 교수는 “이번 연구로 인해 표적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난치성 폐암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그래도 흡연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폐암을 일으키는데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변형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새해에는 반드시 금연을 통해 폐암을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이해나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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