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인공염기 두개 늘어난 미생물, 신약 보고 될까

(조선일보)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 2017.12.07 03:00

[美서 연구 성과…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 단백질 만들어내]
기존 4개 염기에 X·Y염기 추가… 아미노산 216종까지 생성 가능
중복 허용해도 172종까지 기대

새로운 치료 물질 개발하거나 기름 유출사고 정화에도 이용

▲ 녹색 형광 단백질 합성 DNA에 인공 염기 두 가지를 추가한 대장균이 형광을 내는 모습. 새로 만들어진 형광 단백질에는 자연에 없는 새로운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었다. /미 스크립스연구소

▲ 녹색 형광 단백질 합성 DNA에 인공 염기 두 가지를 추가한 대장균이 형광을 내는 모습. 새로 만들어진 형광 단백질에는 자연에 없는 새로운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었다. /미 스크립스연구소

과학자들이 생명의 설계도인 DNA에 새 글자를 추가했다. 생명체는 DNA를 구성하는 4가지 염기가 배열된 순서에 맞춰 각종 생명 현상을 관장하는 단백질을 만든다. 이번에 인공 합성한 염기 2가지를 대장균의 DNA에 집어넣는 데 성공한 것이다. 과학계에서는 생명의 설계도에 글자가 늘어난 만큼 질병 치료나 환경 정화에 쓸 수 있는 신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단백질에 질병 치료·오염 정화 기능 추가 가능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플로이드 로메스버그 박사 연구진은 지난주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대장균의 DNA에 인공 염기 두 개를 추가했으며, 여기서 녹색형광단백질(GFP)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X와 Y로 이름 붙인 인공 염기 두 개를 대장균에 넣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인공 염기가 들어간 DNA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까지 성공한 것이다.

생명체의 모든 현상은 DNA 유전 정보가 발현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DNA에는 아데닌(A)·구아닌(G)·시토신(C)·티민(T)이라는 4가지 염기가 있다. 아데닌은 티민과, 구아닌은 시토민과 결합한다. DNA 두 가닥을 결합시켜 이중나선을 이루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염기의 결합이다. 여기에 X와 Y의 결합이 추가된 것이다.

DNA의 염기는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나란히 있는 3개씩 짝을 지어 인체에서 만들어진 아미노산 한 종류를 가져온다. 이렇게 가져온 아미노산들이 이어져 입체를 이루면 단백질이 된다. 대장균 실험 결과, 아데닌과 시토신 사이에 X 인공 염기가 들어간 AXC 염기 조합은 자연에 없는 PrK라는 아미노산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GXC 조합은 pAzF라는 신종 아미노산을 형광단백질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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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가 늘면 책 내용도 풍부해진다. DNA도 마찬가지다. 기존 DNA에 염기가 4개이니 3개씩 짝을 짓는 경우는 4의 3제곱인 64가지가 된다. 서로 다른 염기 조합이면서도 같은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중복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연에 있는 아미노산이 20종에 그친다. 하지만 염기가 6종류이면 3개씩 조합이 216가지가 된다. 연구진은 이 경우 중복을 허용해도 아미노산의 종류가 172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선원 경상대 교수는 “아미노산의 종류가 늘어나면 단백질이 새로운 구조와 기능을 가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분해가 잘되지 않거나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바다에 유출된 석유를 분해하는 정화제 효소를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미노산 종류 늘리는 연구 활발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아미노산의 종류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조지 처지 교수는 염기는 그대로 둔 채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중복 문제를 없애는 방안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염기 조합이 CGC·CGA·CGG·CGT이면 모두 아르기닌이라는 한 종의 아미노산만 가져온다. 처치 교수는 각각의 염기 조합에 독자 기능을 부여하면 생명체가 만드는 아미노산 종류가 1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새로운 염기를 만드는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스티븐 베너 박사는 기존 시토신과 구아닌의 형태를 일부 변경한 염기를 만들어냈다. 시험관에서 새로운 염기가 추가된 DNA 정보가 RNA로 정상적으로 복사됐다.

과학자들은 DNA의 인공 염기가 유용 물질을 생산하는 합성생물학의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본다. 합성생물학이란 생명체의 유전자를 변형해 특정 물질의 생산에 최적화되도록 하는 연구 분야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듯, 생명체의 물질 합성 과정을 재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UC버클리 제이 키슬링 교수는 미생물인 효모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식물인 개똥쑥에서만 추출하던 말라리아 치료제 원료를 생산했다. 이 기술은 스위스 제약사 사노피가 상용화했다.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인공 염기를 대장균의 DNA에 넣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단백질 합성까지 성공해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또 하나의 진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원문: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7/2017120700058.html#csidx3e2631c15d6a6b2878f92a37486bd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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