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의 이유 있는 움직임…반화학쏠림성 발견

(경향신문) 이근영 기자, 등록 2017-12-19 05:02

기초과학연구원 첨단연성물질연구단 연구성과
박테리아처럼 ‘달리기’와 ‘뒹굴기’ 반복
기질 쫒는 ‘화학쏠림성’ 기존 가설과 달리
기질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 포착해
“급격한 촉매작용 조절하기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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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의 촉매작용. 사진출저: 게티 이미지 뱅크

국내 연구진이 몸속에서 촉매로 작용하는 효소가 박테리아처럼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며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반화학쏠림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단장 스티브 그래닉 울산과기대 자연과학부 특훈교수)은 18일 “연구단 소속 연구팀이 효소가 그동안 무작위 방향으로 운동하며 확산한다고 여겨진 것과 달리 박테리아처럼 방향성을 갖고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런 효소의 이동 원리에 대한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8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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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의 ‘달리기와 뒹굴기’ 움직임 모식도. ‘달리기와 뒹굴기’는 짙은 녹색 경로처럼, 방향성을 갖고 이동하다가 한 지점에서 무작위 방향으로 움직임을 반복한다. 반면 확산은 무작위 방향으로 운동(브라운 운동)을 하면서 농도가 낮은 쪽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효소(엔자임)는 생물체에서 촉매작용을 하는 단백질로 우리 몸에만 7만여가지가 존재한다. 기질(반응물)은 효소를 만나면 화학반응이 빨라지며 생성물이 된다. 이때 효소는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반응을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등 조절 작용만 한다. 이런 효소 활동 덕분에 생체 안에서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반응들이 시의적절하게 만들어진다. 브라운 운동은 미소 입자들이 액체나 기체 안에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효소가 기질이 있는 곳에서는 확산이 빨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효소가 무작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특정 화학물질 곧 기질 쪽으로 움직이는 ‘화학쏠림성’을 지녔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화학쏠림성(주화성)은 박테리아나 단세포, 체세포 등이 특정 화학물질 농도가 높은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박테리아가 먹이를 찾거나 정자가 난자를 찾는 현상이 화학쏠림성이다.

연구팀은 형광 상관 분광법(FCS)과 자극방출고갈현미경(STED) 기술을 접목해 효소인 우레아제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형광 상관 분광법은 레이저 빔을 시료에 쏴 빔 영역을 지나가는 형광입자 정보를 얻는 분석법이다. 자극방출고갈현미경은 빛의 회절 한계를 극도로 낮춰 4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까지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이 두 기술로 우레아제(요소분해효소) 움직임을 관찰해보니, 효소가 기존 가설과는 반대로 기질이 적은 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질이 많은 쪽의 효소 농도는 낮은 반면 기질이 적은 쪽 효소 농도는 높았다. 기존의 화학쏠림성 가설을 뒤집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반화학쏠림성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연구팀은 또 효소가 박테리아처럼 한 방향으로 가다가 무작위 방향으로 움직임을 반복하는 ‘달리기’와 ‘뒹굴기’를 반복하는 것을 알아냈다. 박테리아와 달리 반응 체계가 없는 효소가 이렇게 움직이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효소가 촉매작용을 하면서 기질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또 “효소가 기질을 피하는 것은 효소의 촉매작용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반응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을 막고 적절한 속도 조절을 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8240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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