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BT 융합 ‘신약개발 하이웨이’ 열린다

‘기존제품 다시보기’ 역발상 R&D 눈길… 팜DB 구축 활용도 활발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 2019년 한국형모델 구축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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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 소속 연구원이 전임상 항암효과 검증 실험에 사용할 화학물질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영역간 칸막이를 허무는 과감한 용기와 이질적 기술간 융합 시도는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산업계 지도를 송두리째 바꿔놓는 결과로 이어진다. 혁신에
뒤쳐진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홀연히 이름을 감추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신세가 된다. 기술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런 변화의 흐름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시도로도 어찌해보기 힘든 난공불락의 영역도 있다. 바로 신약 한 가지를 내놓는 데 최소한 10년과 1조원
이상이 드는 제약산업이다. 질병정복의 실마리가 되는 `타깃’을 발견하고 그 타깃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열쇠 역할을 하는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데 이어 그 구체적인 기능과 구조를 알아내는 데만 해도 보통 5년 이상이 걸린다. 거기에다 동물실험을 통해 독성 여부를 알아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 효능을 확인하고 적절한 용량과 용법을 찾는 데까지 제약사들은 10년 이상 끊임없는 외줄타기를 해야 한다.
 
◇기존
신약개발 과정은 `외줄타기’
 
신약개발은 어느 한 순간만 문제가 생겨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거나 포기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돈과 장기간의 긴 사업호흡을 가져갈 수 있는 거대 다국적기업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빨리’와 `쉽게’를 외치는 국내
기업들이 유독 제약산업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다.
 
여기에다 세계적으로도 신약 개발은 정체기를 맞고 있다. 이미 많은 타깃을 찾아내고
신약을 만들다 보니 더 발굴할 여지가 많지 않다. 이를 오늘날 석유산업에 비유하기도 한다. 지구상에 있는 석유를 이미 상당량 채굴해 쓰다 보니
남은 석유를 찾는 작업은 훨씬 어렵고 도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영역과 순서 뒤집는 역발상 R&D
 
그러나 이미 많은 것을
발굴했다는 `어려움’을 기회로 활용하는 집단도 있다. 기존 신약개발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
 
그 중 하나는 기존
제품 다시 보기다. 일명 `드럭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인데, 기존에 상품화된 약의 효능을 새로 찾아내 전혀 새로운
약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혈관을 확장해줘 발기부전 치료에 쓰이는 비아그라도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새로운 용도를 발견한 것이다. 이
방법은 이미 상품화된 약인 만큼 독성검사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강점도 있다.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약을 개발하고자 하는 국내 제약산업
실정에도 맞는 접근방법으로 꼽힌다.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프론티어 연구단 중 하나인 서울대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 김성훈 단장은
“IT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발굴된 지식과 데이터를 시스템화함으로써 기존 약의 새로운 용도를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다”며 “이는 마치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살고 있지만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일란성 쌍둥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찾아주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1600억원 가량을 투입해 한국형 신약개발 모델을 구축하는 도전을 하고
있다.
 
◇넘치는 정보들이 모두 `보물’
 
이런 도전을 가능케 하는 지원군은 발달된 IT시스템이다. 그동안 알게 된 약물과 단백질,
질병간의 관계정보를 시스템화함으로써 원하는 약의 특징과 치료법만 입력하면 시스템이 원하는 결과를 알려주는 식이다. 실제로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은 약물과 단백질, 질병간 네트워크를 DB화한 `팜DB'(PharmDB)를 구축해 활용하고, 기업에도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시스템에 특정 단백질을 입력하거나 질병 이름을 넣으면 그와 연관된 데이터가 `굴비 엮이듯’ 끌려나온다. 무의 상태에서 약을
개발하는 것과 이런 데이터를 갖고 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연구단은 이미 공개돼 있는 약물관련 DB를 이용해 기존 약보다 효능이
높은 새 약물조합을 디자인할 수 있는 알고리듬도 만들어냈다. 신약개발의 속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플랫폼의 뼈대를 만들어낸
것.
 
◇개발 프로세스도 파괴
 
기술간 융합은 신약개발 프로세스 파괴도 가능케 한다. 각각 역할이 다른 개발팀들이 앞 단계가 끝나서
자기 팀의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개발을 동시 다발적으로 시작하는 것.
 
김성훈 단장은 “예를 들어
폐암치료제라고 하면 타깃 선정과 활성 및 구조 분석, 약물 검색, 동물모델 실험 등을 서로 다른 팀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기존
신약개발 방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여러 팀이 동시에 같은 목표로 실험을 하다 보니 한 팀이 문제에 봉착해도
다른 팀에서 활로를 뚫어주기도 한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연구단은 출범 1년여만이 이미 6개 타깃을 찾아냈다.
 
김 단장은 “전과
다른 시도를 하다보니 희한한 경험을 계속 한다. 체감속도와 효율성의 차이가 피부에 와 닿는다”라고 말했다. 학술적 연구 측면에서도 다른
연구조직보다 아웃풋이 20∼50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약사들도 신선한 시도에 대해 반응이 좋다. 6개 제약사가 신약개발 과정에서 연구단과
손잡고 있다.
 
연구단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타깃 도출, 후보물질 발굴 등 전임상 전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년에서
3년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단장은 “해 보니 이 방향이 맞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며 “2019년까지 한국형 고효율 초고속
신약개발 하이웨이를 완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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